실제 존재하는 최후의 인류를 위한 방주

 

세계의 북쪽 끝, 스발바르 제도에 씨앗, 식량, 오픈 소스 코드가 저장되어 있는 최후의 인류를 위한 방주가 있습니다. 이 방주 옆에 ‘오레오 저장고’를 세운 스낵 브랜드 오레오 의 엉뚱한 캠페인 덕에 스발바르 방주의 내용물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 출처 : GQKOREA )

 

 

1. 식량

소행성과 충돌을 걱정했던 한 오레오 매니아의 트위터에서 시작된 캠페인으로 스발바르 제도에 국제 오레오 저장고가 설치되었습니다. 갑자기 달이 추락한다면, 외계인이 공격해 온다면, 제3차 세계대전이 터진다면? 만약 인류가 멸망하고 지구에 혼자 남는다면 우선 북극성을 따라 지구 최북단에 위치한 스발바르 제도로 향합시다. 78° 08’ 58.1” N, 16° 01’ 59.7” E 좌표가 가리키는 곳에 이 국제 오레오 저장고(Global Oreo Vault)가 있습니다. 작은 규모의 창고에는 오레오 레시피와 특수 포장된 다량의 오레오 쿠키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보관된 오레오 는 -26℃에서 148℃까지 견딜 수 있으며, 화학반응, 습기와 공기에 영향을 받지 않아 수년간 신선하게 유지됩니다.

 

 

2. 종자

만에 하나 오레오 를 까먹으며 생존하는데 성공했다면 영화 '마션'의 주인공처럼 지구에 생명을 싹 띄워야 합니다. 국제 오레오 저장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고(Svalbard Global Seed Vault)가 있습니다. 국제 오레오 저장고는 사실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소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졌습니다.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고는 2008년부터 노르웨이 정부가 운영하고 있으며, ‘노아의 방주’, ‘운명의 날 창고’라 불립니다. 이곳에는 세계 각국 정부, 연구기관, 유전자은행 등에서 보내온 100만 개의 씨앗이 유전 형질이 변형되지 않도록 건조, 진공 밀폐 포장, 냉동의 절차를 거쳐 저장되어 있습니다. 미국 인디언의 곡물부터 북한의 고유 종자까지 각국의 정부는 기후변화나 핵전쟁 등 각종 재앙으로부터 식물이 멸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곳으로 씨앗을 보낸다고 합니다. 우리 토종 종자도 2만 종이 있습니다. 북위 74°~81°, 북극점에서 1300km 떨어진 스발바르 제도에 미래를 묻어둔 이유는 에너지 공급이 멈춰도 종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메마르고 혹독하게 추운 기후 때문입니다. 또한 핵전쟁에 따른 낙진, 핵겨울은 물론 소행성 충돌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됐습니다. 해수면보다 130m 위 산등성이에 있어 빙하가 모두 녹는다고 해도 침수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3. 문명

위의 과정을 거쳐 생존이 확보되었다면 이제 다음은 문명을 복원할 차례입니다. 북극에는 인류 최후의 날을 대비해 오픈소스도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습니다. 국제 종자 저장고 근처에 자리한 250m 깊이 지하 석탄 폐광에 인류가 창조한 각국의 헌법, 문학, 최신 논문 등이 보관된 북극 세계 기록 보관소(Arctic World Archive)가 있습니다. 최근엔 북극 세계 기록 보관소 내 깃허브 북극 코드 저장고(GitHub Arctic Code Vault)를 짓고, 2만 4천 GB에 달하는 오픈소스를 저장했습니다. ‘개발자의 성지’라 불리는 깃허브(GitHub)에 존재하는 인터넷, 위성, 로봇 등 현대 사회의 근간이 된 주요 소스코드가 유실됐을 때를 대비한 것입니다. 데이터 센터 폭파 등으로 컴퓨팅 자원은 책 등 기존 매체에 비해 손실될 위험이 크기 대문에 옛날 극장에서 쓰던 필름 테이프에 기록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리눅스 운영체제, 비트코인, 암호화폐를 복원할 수 있는 이 자료는 기온이 낮고 건조하며 산소가 적은 깃허브 북극 코드 저장고에서 최대 2천 년까지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5개 언어로 작성된 기술 안내서도 함께 동봉되어 있습니다. 한국어 안내서는 있을까요?

 

그런 날이 온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무섭지만, 그래도 이런 정보를 알아두면 인류를 부활시킨 조상이 될수도 있겠네요. 단, 아담과 이브가 함께여야 하는 어려운 조건이 있지만요 ^^